건강한 기업이 미래의 희망│① 우성케미칼

젊은 패기와 정책 결합하니 매출 '쑥쑥'

2017-12-06 13:40:31 게재

대기업 장악한 시장서 창업 5년만에 120억원 달성 … 신공법 개발 막바지

건강은 예방이 최고다. 많은 이들이 정기적으로 종합건강검진을 받는 이유는 병을 조기에 발견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기업에도 생로병사(生老病死)가 있다. 따라서 기업도 정기적인 진단이 필요하다. 국내외 경기침체로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훨씬 악화된 환경에 몰리고 있다. 중소기업에 건강진단이 매우 필요한 때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시행하는 '기업진단사업'은 중소기업을 진단하고 맞춤형 처방(정책지원)을 통해 기업 성장의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 내일신문은 '기업진단사업' 현장을 3회에 걸쳐 점검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기업진단을 통해 완료된 우성케미칼 물류창고. 정우석 대표가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형수 기자


2012년 4월 회사 설립 첫해 9억원 매출을 올렸다. 5년차인 올해는 120억원 달성이 확실시 된다. 내년 매출 목표는 180억원이다. 성장세가 무섭다.

창업 5년차 초기기업의 놀라운 성과는 글로벌기업과 국내 대기업이 점령한 시장에서 거둔 것이어서 의미가 더 크다. 특히 올해 그동안 개발해 온 신기술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천안시 풍세일반산업단지 귀퉁이에 자리잡은 우성케미칼(대표 정우석) 이야기다. 우성케미칼은 고기능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전문제조업체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강도와 내열성이 높아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고성능 플라스틱이다.

경량화가 요구되는 자동차 전기전자부품 항공기 등에서 철강 대체제로 떠오르면서 성장세가 유망한 분야다. 2014년 기준 국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시장 규모는 58만톤(1조6400억원 가량)으로 연평균 5.7% 성장하고 있다. 2019년에는 77만4000톤(1조7893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누구나 탐내는 시장이지만 뛰어들지 못했다. 글로벌 메이저 화학회사와 국내 대기업이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익공유형 대출로 시작한 인연 = 정우석(40세) 대표는 2012년 과감히 시장에 도전했다. 플라스틱 제조기업 연구원으로 근무했던 정 대표는 '중소기업과의 상생전략'을 펼쳤다.

당시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중소기업들은 재료를 공급하는 대기업의 갑질에 시달렸다. 대기업들은 중소기업이 현장에서 겪는 품질이나 기술적 고충을 외면했다.

정 대표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틈새를 파고들었다. 단순한 재료 공급자에서 고객인 중소기업의 고민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파트너로 다가갔다.

정 대표 전략은 주효했다. 중소기업은 세밀하고 다양한 색깔과 대기업에서 꺼리는 소량 다품종 생산을 요구했다. 우성케미칼에 주문이 몰리기 시작했다. 회사는 설립 첫해 매출 9억8000만원을 올렸다.

매출이 오르자 생산시설을 갖췄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자금이 소요됐다. 은행이나 보증기관을 찾았지만 자금 확보가 쉽지 않았다. 고민하던 중 신문에 실린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이익공유형 대출' 신청 광고를 보고 중진공 충남지역본부를 무턱대고 찾았다. 2014년 중진공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중진공 지원으로 공장을 완비하고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여기에 차별화된 기술력과 서비스로 매출은 더욱 늘었다.

성장하던 우성케미칼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다. 밀려드는 주문으로 원부자재 및 운전자금이 늘면서 자금경색이 온 것이다. 자금 투입이 절실한 상황에서 정 대표는 다시 중진공의 문을 두드렸다.

중진공은 기업진단을 통해 적정재고 유지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현장에는 월 1000톤 물량의 적재공간이 부족해 공장 밖에 야적하는 상황이었다. 중진공은 야적장으로 사용하던 공간에 천막을 세워 물류창고로 활용하도록 했다. 체계적인 재고관리를 위해 전사적자원관리(ERP)도 도입했다. 생산설비 증설(3호)에도 나섰다.

◆창업기업에 필요한 보모 역할 = 중진공의 기업진단을 통한 정책지원으로 우성케미칼은 올해 매출 12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기술력과 젊은 패기를 무기로 2020년까지 매출 500억원 달성 목표도 세웠다.

또 창업 초기부터 심혈을 기울여온 신개념 메탈릭 컴파운드 레진 기술개발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메타폴리'(METAPOLY)로 명명된 신제품은 페인팅 공정 없이도 사출·압출성형 즉시 광택효과를 보이는 획기적인 친환경 신공법이다. 즉 플라스틱 사출성형 후 페인팅 공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중진공의 진단을 받은 후 많이 바뀌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둔 일들을 중진공에서 적나라하게 끄집어줬다. 우리와 같은 창업 초기기업에게는 보모의 역할이 분명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인 프로그램을 통한 기업진단의 기회가 더 확대되었으면 좋겠다."

고기능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업계의 신예로 등장한 정 대표의 웃음에 자신감이 묻어났다.

공동기획 :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진흥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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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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